전체 글348 석 달 간의 당뇨 투병기 1 1. 당뇨 선고를 받다! 지난여름을 지나면서 살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때늦은 공부를 하느라 열심히 살아서 그랬겠거니 했다. 이상한 건 갈증이 심하고 소변도 자주 마렵다는 것… 닭이 달걀을 낳고 달걀이 부화해 닭이 되는 것처럼, 그저 소변을 자주 누니 갈증이 나고, 갈증이 나니 물이 땡기고, 물을 많이 마시니 소변이 자주 마려운 거라 생각했다. 하루는 결혼 후 20년 동안 조금씩 불어난 내 몸을 보며 잔소리 대신 한숨을 쉬는 마눌님께 자랑을 했다. “자갸, 나 요즘 살 빠진 거 같지 않아?”. “병원 가 봐, 그 나이에 이유 없이 살 빠지는 게 좋은 게 아냐” 내 자갸는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거 쫌 빈말이라도 보기 좋아졌다고 하면 입이 부르트나?’ 입이 부르튼 건 나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22. 3. 3. 영화, 라붐 주제곡 Reality 1인 풀밴드 합주 난 '아이돌(idol)'이라는 단어를 1981년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처음 접했다. 영어 단어이긴 한데 묘하게 한글스러웠다. 아이돌을 "아이들"로 잘못 읽으면 뭔가 청소년하고 관계되어 있는 단어라는 뉘앙스가 풍기고, '아이'와 '돌(doll)'의 합성어로 착각하면 아이들의 인형이라는 뜻으로도 읽힌다. 암튼 다음 한국어 사전에서는 "아이돌"이라는 단어를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젊은 연예인"이라고 풀어놓았다. 1980년대 당시 중학교 남학생들의 아이돌은 "라붐"의 '소피 마르소(Sophie Marceau)'와 "파라다이스"의 '피비 케이츠(Phoebe Cates)'가 양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피 마르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청순한 매력으로, '피비 케이츠'는 동양적인 이미지와 더불어 더불어 과.. 2022. 2. 27. 꿈을 빼앗아 간 시대 네 꿈을 뺏은 건 내가 아냐, 시대지… 펜싱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던 18살 나희도(김태리 분)는 IMF로 인해 학교 펜싱부가 없어지면서 하루아침에 꿈을 빼앗기게 된다. 항의하는 희도에게 선생님은 네 꿈을 뺏은 건 내가 아니라 시대라고 답한다. 펜싱을 포기하고 공부나 하라는 엄마의 강요에 맞서 희도는 펜싱 라이벌, 고유림이 있는 고등학교로 강제 전학을 당하기 위해 동급생 폭행, 패싸움 가담, 엄마의 옷과 화장품을 훔쳐 성인 나이트까지 출입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결국 희도는 최후의 방법으로 엄마에게 진지하게 자신의 꿈을 말하고 도움을 청하기로 한다. 사고 칠 용기는 있었는데, 엄마를 설득할 용기는 없었어. 나한텐 엄마가 제일 높은 벽일지도 모르겠다. 뻐뜨, 그러나... https://brunch.co... 2022. 2. 22. 낭만백수의 무모한 도전 제2탄 얼마 전 Hotel California 1인 풀밴드 합주에 도전을 했었는데요, 반주만 들으니 아무래도 심심해서... 큰 용기를 내 연주보다 더 어렵다는 보컬에도 도전해 보았습니다. 노래할 곳이 마땅치 않아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러 차 안에서 눈치 보며 불렀습니다. 믹싱과 코러스는 여수에서 음악활동을 하시는 "토마토 주스, 서혁신"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물리적 약자에게 안전한 도시가 모두에게 안전하듯, 이 시대 가장 하찮다는 백수가 행복해야 우리 모두 행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당뇨에 시달리는 백수의 무모한 도전을 부디 응원해 주소서... 제가 여기서 이런 얘기 처음 해 보는데, 요즘 이 말이 입에 붙어서... 구독과 좋아요, 그리고 알람 설정 부탁드립니다! ^^ https://youtu.be/.. 2022. 2. 19. 낭만백수의 무모한 도전!!! 꿈의 기타 깁수니를 영입해 놓고 그냥 쳐다볼 수가 없어서 뭘 자꾸 하려다 보니 점점 폐인이 되어 가는 것 같네요. 지난번 Reality에 이어 이번에는 무려 Hotel California 1인 풀밴드 합주에 도전해 보았습니다. 북 치고, 장ㄱ… 아니 기타, 베이스까지… 전주랑 애드립은 원래 고등학교 때부터 대충 흉내는 냈었는데, 노래 반주 파트는 처음 쳐 보네요. 없는 게 없는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암보가 어려워 미디에서 음표 찍듯이 부분부분 익혀서 대충대충 끊어서 녹음했습니다. 아마 다시 치라면 못 칠 거 같습니다. 기타가 많이 나올 땐 총… 6대 정도 나오는 거 같네요. 12줄 기타, 어쿠스틱 기타, 리듬 백킹, 조 월쉬 2 파트, 돈 팰더 2파트, 그리고 마지막 애드립까지 … 암튼 단.. 2022. 2. 12. 예약 판매 개시!"백수가 과로에 시달리는 이유" 지난 8월 원고를 출판사에 넘기고... 장장 4개월이 걸려 책이 나왔습니다. 여기저기에 칼럼도 쓰고, 또 공저로 책을 몇 권 내기도 했지만, 막상 단독으로 쓴 첫 번째 책이 나온다고 하니 가슴이 설레네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많은 분들이 책이 대박 나면 백수에서 탈출하는 거냐고 묻습니다. 책을 읽어 보셨다면 그런 질문은 안 하실 텐데... 백수과시는 백수 탈출을 위한 "자기 계발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백수의 시대적 쓸모를 조망한 "백수 인정서"입니다. 코로나 19 이전부터 경제 구조의 변화로 인해 일자리 경쟁에서 밀려난 백수들이 늘고 있었습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온 가족이 백수로 살고 있는 송강호 가족은 능력이 없어서 백수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헌법에 근로의 의무가 .. 2020. 12. 17. 현대판 '노아의 방주'를 꿈꾼 영화들...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시고 땅 위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사 마음에 근심하시고 가라사대, "나의 창조한 사람을 내가 지면에서 쓸어 버리되 사람으로부터 육축과 기는 것과 공중의 새까지 그리하리니, 이는 내가 그것을 지었음을 한탄함이니라." 하시니라. 그러나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노아의 사적은 이러하니라 노아는 의인이요, 당세에 완전한 자라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였으며 그가 세 아들을 낳았으니 셈과 함과 야벳이라. 때에 온 땅이 하나님 앞에 패괴하여 강포가 땅에 충만한지라. 하나님이 보신즉 땅이 패괴하였으니 이는 땅에서 모든 혈육 있는자의 행위가 패괴함이었더라. 하나님이 노아에게 이르시되 모든 혈육 있는 자의 강포가 땅에 가득하.. 2019. 10. 15. 조국 사태, 조국 사퇴로 끝나나? 조국 법무부장관이 취임 35일 만에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말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일까?” 싶을 정도로 조국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필요 이상으로 지속되는 과정에서 누군가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의 문제를 쉽게 조국 일가라는 가족에게 전가하며 분노했고, 또 누군가는 느슨한 연대에 비해 과분한 결과였던 지난 촛불혁명의 한계를 깨닫고 서초동으로 가 오랜만에 촛불을 들기도 했다. 나처럼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사람도 적지 않았던 것 같고…지금까지 조국 사태(?)와 관련해 적지 않은 글을 배설했던 사람으로서 조국 법무부장관의 사퇴를 그냥 넘기는 것은 또 다른 무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간을 쪼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조국 장관의 사퇴로 인해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고… 0821 : 반.. 2019. 10. 15. 불평등에서 벗어나기 (조국 사태를 바라보며...) 1. 序 마크 고울스톤은 저서, “뱀의 뇌에게 말을 걸지 마라”에서 인류의 뇌는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해온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가장 안쪽에는 원시적인 ‘파충류’의 층, 그 밖에는 좀 더 진화한 ‘포유류’의 층,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장류’의 층이 그것인데, 인간은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에서 뱀의 뇌가 작동되며 영장류의 뇌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뇌가 뱀의 상태라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했다. 혹시 우리가 그토록 벗어나려고 하는 불평등도 그러한 것은 아닐까? 현재의 상태가 불평등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비로소 고통스러운 불평등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인간은 평등’해야’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명제가 오히려 인류의 평등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아닐까? 2. 가진 자들.. 2019. 9. 8. 핀란드+덴마크 교육연수 5일차 마지막 날입니다. 4일차 일지를 시작합니다. 제 말투가 존대에서 반말로 왔다리갔다리 하는데... 그날그날 기분에 따른 것이니 널리 이해 바랍니다. 제가 원래 지조가 없습니다. ㅎㅎ 오늘, 그러니까 5일차 일지는 비행기 안에서 쓰던가, 아니면 한국에 들어가서 올리겠습니다. 일지에 쓰지 않은 내용을 모아 외전도 계획하고 있으니 앞으로 2~3 꼭지의 글을 더 쓸 생각입니다만, 일주일을 넘게 비운 현지 상황에 따라 계획이 틀어질수도 있습니다. 사막이 아름다운 건 오아시스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듯, 인간의 운명이 의미가 있는 건 늘 예측불허이기 때문 아니겠습니까? 전자는 잘 아시다시피 ‘어린왕자’를 쓴... 갑자기 어린왕자의 저자가 생각이 나질 않네요. 제가 E쳤나 봅니다. ㅠㅠ 검색 안하고 기억해 내겠습니다. 알.. 2019. 8. 29. 핀란드+덴마크 교육연수 4일차 꿈에 창교형이 찾아왔다. 깜짝 놀라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니, 그저 자신의 생존 기록을 모두 지운 것 뿐이라고 했다. 이제 자신은 그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자유로운 몸이 된 거라고... 그러니 너무 걱정 말라고... 평소의 창교형 다운 의미심장한 말이다. 핀란드에서 하룻밤을 묵고 연수 첫번째 일정에 들어갔다. 그 유명한 국가교육위원회 방문... 덴마크의 어린이 교육부가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 해서 사용하고 있었다면,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는 현대식 건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개인 소득은 덴마크가 더 높은데... 덴마크는 돈 벌어서 모두 복지에 쓰는 것 같다. 아닌게 아니라 덴마크에서는 볼 수 없었던 누가 봐도 홈리스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몇몇 눈에 들어왔다. 다음은 핀란드 국가교육위원회의 브리핑을 메모한 .. 2019. 8. 28. 핀란드+덴마크 교육연수 3일차 연수 4일차입니다. 시나브로 시차에 적응이 되었는지 5시가 넘어 눈이 떠졌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민선 5, 6기 관악구청을 거쳐 민선 7기 강남구청에서 정책실장을 지냈던 정창교 형님의 부고를 들었습니다. 스티브잡스와 닮은 외모 탓에 스티브창교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생각과 행동도 대한민국 정치계의 스티브잡스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의적인 분이셨습니다. 백혈병으로 투병을 하는 와중에도 페북 프로필을 백혈병 환자라고 바꿀 정도로 재기 넘치시는... 투병 중에 바쁘다는 핑계로 찾아뵙지도 못했는데, 떠나시는 길도 지킬 수 없어 오랜시간 한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멀리 핀란드에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는 연수 3일차, 오전 덴마크 교육부와 오후, 초등학교 방문이 있.. 2019. 8. 27. 이전 1 2 3 4 5 ··· 29 다음